프리미어리거가 된 풋살 국대, 새로운 동화 속 주인공 맥스 킬먼

2019-08-16 05:20:00

울버햄튼 수비수 맥스 킬먼. 사진=울버햄튼 홈페이지

울버햄튼 원더러스 수비수 맥스 킬먼(22)은 '프로팀 유스에서 성장해 프로팀에 데뷔한' 일반적인 코스를 밟지 않았다. 그의 경력은 공장 노동자 출신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컵을 차지한 제이미 바디(32·레스터 시티) 못지않게 특이하다.



킬먼은 런던의 유명구단 풀럼 유스팀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미처 꽃을 피우기도 전인 유년시절 풀럼을 떠나야 했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십대에 접어들어 11인제 풋볼과 5인제 풋살을 병행했다. 풋살은 브라질, 스페인에서 인기있는 종목. 공중볼을 두고 경합하거나, 60야드를 전력질주해야 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는다. 공의 지름도 11인제와 다르다. 그래서 프로 유스팀은 축구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풋살을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킬먼은 풋살에서 길을 찾았다. 메이든헤드 유나이티드(5부)와 말로우(7부)에서 활약하는 동시에, 헬베시아 풋살 클럽에 입단해 내셔널 풋살 리그에 참가했다. 아마추어 리그에서 터프한 몸싸움을, 풋살 리그에서 발 기술을 익혔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놀랍게도 '그 어려운 걸' 해냈다. 잉글랜드 풋살 대표팀 일원으로 국제대회에서 25경기를 뛰었다.

마이클 스쿠발라 잉글랜드 풋살 대표팀 감독은 "킬먼은 풋볼 시스템이 아닌 풋살 시스템에서 진짜 풋살을 배웠다. 프리미어리그 선수 중 이런 과정을 거친 이는 거의 없다"고 14일 스포츠 방송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발기술이 뛰어난 빅맨'의 소문은 프리미어리그까지 뻗어 나갔다. 킬먼은 "처음부터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풋살계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뒤, 어쩌면 이것이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 말은 현실이 됐다. 2018년 여름, 킬먼은 5부에서 1부 울버햄튼으로 '다이렉트' 이적했다.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울버햄튼 감독은 지난 4월 "킬먼이 울버햄튼 스쿼드에 100% 녹아들었다"고 칭찬한 뒤 5월 풀럼전을 통해 프리미어리그 데뷔 기회를 부여했다. 잉글랜드에서 풋살 선수가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한 건 킬먼이 처음이다.

스쿠발라 감독은 "누누 감독이 킬먼을 좋게 본 것이 놀랍지 않다. 풋살의 스피드는 풋볼만큼이나 빠르다. 그리고 점점 수준이 진화하고 있다. 킬먼은 여러 경험을 통해 압박을 벗겨내는 기술을 연마했다"라고 말했다. 체력과 발기술이 뛰어나 마르코스 알론소(28·첼시)처럼 스리백의 왼쪽 수비수와 풀백을 모두 맡을 수 있다.

킬먼은 지난달 프리시즌 투어에 참가해 맨시티와의 아시아 트로피 경기에 출전하고, 올 시즌 팀의 유로파리그 예선 전 경기 참가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프리미어리그 클럽의 주전 수비수로 거듭나기 위해 차근차근 계단을 밟고 있다. 킬먼이 바디와 마찬가지로 '동화 속 주인공'이 된다면 더 많은 풋살 출신들이 그의 뒤를 따라 프리미어리그 문을 열 것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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