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푸른 소나무' 강원 정조국, 시간이 갈수록 빛나는 리더의 가치

2019-08-16 05:20:00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진정한 리더는 말을 앞세우지 않는다. 묵묵히 솔선수범하고, 성실히 자기가 할 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동료와 후배들이 믿고 따르는 분위기를 조성할 뿐이다. 그런 리더가 있는 팀은 분위기가 좋을 수 밖에 없다.



후반기 K리그1에서 가장 돋보이는 팀이 되어가고 있는 강원FC가 바로 이에 해당한다. 김병수 감독의 창의적인 전술과 젊은 선수들의 패기가 어우러지는 가운데, '조용한 리더' 정조국(35)이 든든히 중심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정조국의 모습에서는 마치 늘 변함없이 푸른 소나무 한 그루가 연상된다. 나이를 무색케 하는 활동량에 페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를 깨트리는 개인기를 앞세워 강원의 최전방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25라운드까지 치른 시점에서 강원은 11승6무8패로 승점 39점을 기록 중이다. 리그 순위는 4위. 이대로라면 올 시즌 목표치인 '상위 스플릿 진출'이 유력하다. 정조국은 이 과정에 큰 힘을 보태왔다. 19경기에 출전해 5골-1도움으로 6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17라운드(포항전)와 18라운드(인천전)에는 2경기 연속 역전 결승골을 넣기도 했고, 그 덕분에 18라운드에는 K리그1 MVP로 선정됐다. 물론 팀 내에 정조국보다 기록면에서 더 좋은 활약을 한 선수는 많다. 득점 부문에서는 김지현과 조재완이 나란히 8골로 앞서 있고, 도움에서는 정승용(5개) 신광훈(4개) 한국영(3개) 등이 돋보인다.

그러나 정조국의 가치는 수치로만 평가할 수 없다. 팀의 맏형으로서 후배들의 든든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정조국에 대한 언급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강원의 젊은 선수들은 정조국의 성실한 훈련 태도와 여전히 뛰어난 체력에 대해 감탄하고 존경심을 표시하곤 한다. 김병수 감독 역시 "(정조국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내가 기대하던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며 신뢰감을 표시할 때가 많다.

특히 정조국은 후배 선수들을 챙기며 힘을 북돋아주는 역할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이적생으로 최근 팀에 큰 기여도를 보여준 이영재와의 에피소드가 대표적이다. 이영재는 지난 7월 31일 춘천 홈에서 열린 포항과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트리며 '강원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그런데 이영재는 이날 활약에 관해서 정조국의 응원과 격려가 큰 힘이 됐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당시 이영재는 "경기를 앞두고 좀 긴장하고 있었는데, 정조국 선배가 '어제 꿈에 네가 나오더라. 오늘 잘 할 것 같으니 힘내라'는 말을 해줬다. 덕분에 골을 넣은 것 같아서 한턱 내야겠다"는 말을 했었다. 새 팀에서의 첫 경기를 앞두고 불안과 긴장을 느낄 수 밖에 없는 후배의 마음을 세련되게 어루만져 준 것이다.

시즌 초반 정조국은 그라운드보다 벤치에 더 많이 있었다. 그러나 체력과 폼이 올라오며 이제는 매 경기 팀의 최전방으로 나서고 있다. 그가 자기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한 강원의 응집력은 계속 단단히 유지될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오늘의 인기 콘텐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