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올림픽 메달리스트 와그너 "코글린에게 성폭행 당해" 폭로

2019-08-02 17:36:37

[애슐리 와그너 트위터 캡처]

현역에서 은퇴한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단체전 동메달리스트 애슐리 와그너(28·미국)가 지난 1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전 피겨 페어 종목 선수인 존 코글린(미국)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와그너는 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를 통해 공개한 동영상 인터뷰에서 "17살 때였던 2008년 6월 콜로라도주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캠프에 참석했다가 당시 22살이었던 코글린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미국 피겨 여자싱글의 간판스타로 활약한 와그너는 미국선수권대회 3회 우승, 2012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선수권대회 우승,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단체전 동메달, 2016년 ISU 세계선수권대회 준우승 등의 성과를 올리며 맹활약했다.
와그너는 2018년 평창올림픽에 나설 미국 여자싱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이후 현역에서 은퇴했다.

와그너는 용기를 내서 청소년 시절 당했던 성폭행의 아픈 기억을 일반에 공개하며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동참했다.

와그너는 "당시에는 피겨에만 집중하느라 파티에는 참석해본 적이 없었다. 캠프에 참석했던 사람들을 모두 알고 있던 터라 함께 노는 것은 괜찮을 것 같았다. 전에는 술을 마셔본 적도 없었지만 친구들이 모두 술을 마셔서 궁금도 했고, 어울리고 싶어서 술을 마셨다"라고 말했다.

그는 "파티가 끝났지만 다들 술을 마셔서 나를 숙소로 데려다줄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다른 여자 선수 몇 명과 함께 파티장에 남았다. 친구들과 함께 있어서 안전할 것으로 생각했다. 침대를 제공받은 뒤 잠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때 악몽 같은 시간이 시작됐다. 와그너의 침대로 온 코글린의 추행이 시작됐고, 겁에 질린 와그너는 코글린이 멈춰주기를 기다리며 깊이 잠든 척을 해야만 했다. 결국 와그너는 코글린을 밀쳐냈고, 코글린은 방을 떠났다.

와그너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때 기억이 지금까지 나를 괴롭히고 있다"라며 "다음날 코글린은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행동했다. 이제야 그때 모호했던 것들이 확실해졌다. 나는 성폭행을 당한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코글린의 실명을 밝힌 것에 대해 "내 이야기를 공개해야겠다고 결심한 최근 몇 달 동안 코글린의 실명 공개를 놓고 고심했다"라며 "하지만 실명을 밝히지 않으면 사람들이 나의 이야기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와그너는 "스스로 희생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보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라며 "2008년 끔찍했던 밤 이후 코글린은 나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지금 나서는 것도 힘든 선택이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피겨 페어 대표팀을 활약했던 코글린은 성적 학대 혐의로 조사를 받으면서 미국피겨스케이팅협회로부터 자격정지 처분을 받자 지난 1월 33살의 나이에 목숨을 끊었다.
지난 5월에는 코글린의 페어 파트너였던 브리지트 나미오트카(미국)가 SNS를 통해 "코글린은 나를 포함해 최소 10명의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는 2년 동안 나에게 성적 학대를 가했다. 죄 없는 사람은 스스로 목을 매지 않는다"라고 폭로한 바 있다.

horn90@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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