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m수영장 없는 수도 서울,'100회 체전' 김천 개최 '씁쓸'

2019-07-31 06:00:12

24일 대한체육회 26차 이사회가 2019년 제100회 전국체전 수영종목 개최지를 김천으로 의결한 이튿날인 25일 김충섭 김천시장과 시체육회 임원 및 공무원이 개최지 확정을 자축했다. 현지에서는 숙박업소, 외식업소 등 지역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가 약 1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사진제공=김천시청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설마 했던 일이 결국 현실이 됐다. 2019년 광주세계수영선수권을 치른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는 전국체전을 치를 50m 경기용 수영장이 없다. 그리하여 2019년 제100회 서울 전국체전(10월 4~10일) 수영 종목은 대체지 '경북 김천'에서 치러진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24일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제26차 이사회에서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수영 종목의 올림픽공원 내 수영장 개최가 불가함에 따라, 서울시에서 제출한 시설·교통·숙박 등 현장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김천실내수영장을 대체 경기장으로 승인할 것'을 의결했다.

서울시에서 훈련용 50m 레인을 보유한 수영장은 송파구 올림픽수영장, 잠실 제1수영장, 한체대, 서울체고 수영장 정도다. 이중 대회가 가능한 시설은 올림픽수영장, 잠실 제1수영장 둘뿐이다. 스포츠콤플렉스 건설로 철거가 예정된 잠실 1수영장을 제외하고 나니, 1988년 서울올림픽 성지인 '올림픽수영장'이 유일한 후보지로 남았다. 그러나 이번엔 올림픽수영장 대관을 전담하는 한국체육산업개발측이 난색을 표했다. 올림픽수영장을 이용해온 동호인들이 시설 개보수와 경기 일정으로 인해 이용에 불편을 겪는다는 이유였다.

2017년부터 3년째 줄기차게 제기돼온 문제는 끝내 풀리지 않았다. 지난 1월, 서울특별시 전국체전기획과는 인천박태환수영장을 경기장으로 선정했다. 불만의 소리가 있었지만 그나마 서울 인근이고, 2014년 아시안게임을 위해 건설된 최신시설이라는 점을 위안 삼았다.

그런데 7월, 대한체육회 이사회는 인천박태환수영장 대신 김천실내수영장으로 경기장을 급선회했다. 지난 5월 인천에서 중학생 A양이 다이빙 훈련 중 사망한 후 다이빙 선수들의 트라우마를 최소화하기 위해 경기장을 옮겨달라는 민원이 있었다. 대한체육회는 '선수 인권 보호'를 위해 고양, 김천 등 새 경기장을 물색, 11~12일 후보지 실사를 거쳐 24일 김천 개최를 의결했다. 5000여 명의 선수, 임원, 가족 등이 김천을 방문할 경우, 지역 경제파급효과는 약 1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수영 메카' 김천시, 시체육회가 일제히 대환영의 뜻을 전했다.

그러자 이번엔 다이빙 외 경영 종목 일부 시도 연맹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선수 보호를 위해 다이빙 종목만 따로 김천에서 개최하면 되지 않느냐"는 의견을 내놨다. 서울시체육회 역시 난감함을 감추지 못했다. "100회 서울 체전인데…. 선수 보호를 위해 다이빙 종목만 김천으로 옮기자고 대한체육회에 몇 차례 이야기했다. 다이빙 심판, 시스템은 따로 돼 있어서 분리 운영도 가능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는데, 대한체육회는 수영 종목은 한곳에서 한꺼번에 열려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했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체조 국가대표 출신 김소영 서울시 의원은 "수도 서울에서 열리는 100회 체전에서 수영과 같은 기초종목을 김천에서 개최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 정말 납득되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제39회 전국장애인체전 수영 경기는 예정대로 인천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장애인 수영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김천에서 열리는 서울전국체전 경영 종목에는 '수영 간판스타' 박태환(인천광역시청)이 올시즌 처음으로 물살을 가른다. 올여름 광주에서 개인혼영 200m 2회 연속 결승행을 이룬 '인어공주' 김서영(경북도청-우리금융그룹)도 나선다. 제100회 서울체전의 스포트라이트가 '제3의 장소' 김천에 쏠릴 가능성도 있다. 김천과 서울간 이동거리를 감안하면, 타종목과의 상생도 사실상 불가하다.

무엇보다 광주세계수영선수권은 온통 남의 잔치를 만들어놓고, 정작 우리 잔치에는 쓸 만한 수영장 하나 없다니 이보다 더한 코미디가 있을까. 2020년, 100주년을 맞는 한국 체육의 씁쓸한 자화상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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