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작가: 야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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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0.08.31

[패] <제3장> 살아있는 자와 죽은 자 (224)

 치우는 이를 악문다.

 뭐가 동쪽의 후예고 뭐가 건곤의 칼이라는 거냐!

 애초에 익힐 수도 없는 도법을 만들어낸거나, 있지도 않는 도법을 펼치라는 이딴 봉황곡 따위가 도대체 뭐라는 거냐!

 치우는 마지막 힘을 다해 원륜을 향해 칼을 내리쳤다.

 그것은 그의 온 정신이 거의 마지막 힘을 다해 쳐낸 칼이었다.

 몸과 마음이 칼과 하나가 되어서….

 합일(合一)! 돌연 치우의 뇌리로 글자가 떠오른다.

 몸과 마음? 그리고 칼.

 이 세 가지가 하나가 되어 있다.

 지금 자신을 보라.

 몸이 마음이 움직이는대로 하나가 되어 눈 앞의 원륜을 쳐가고 있다.

 이미 칼은 신외지물이 되었다.

 이 손에는 칼이 들려있든 나뭇조각이 들려 있든, 하다 못해 잎사귀 하나가 들려있든 아마도 같은 결과가 될 것이다.

 전심전력으로 하나의 칼을 쳐간다.

 이것은 일견 매우 당연해 보이는 일이지만, 이것을 실천하기는 아예 불가능하다고 해도 좋았다.

 눈 앞의 상대를 공격하라는 명령과 함께 뇌라는 것은 상대를 공격하기 위한 초식을 열심히 생각해낸다.

 마침내 알맞은 초식을 생각해내고 그 생각을 다시 몸 끝에 붙은 손에 전달된 후, 그 손이 들고 있는 검을 움직이는 동력(動力)을 만들어내는 일련의 과정 자체가 이미 몇 단계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다.

 '공격'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기 무섭게 이미 몸이 발동하고, 그 몸에 들려 있는 칼은 신외지물에 불과한 것을 세상에서는 신검합일(身劍合一)이라고 한다.

 사람 하나에 칼 한 자루(一人一劍),

 손과 발을 쓰지 않고 나아가지도 물러나지도 않고 앉지도 눕지도 않는(棄手廢足不進不退不座不臥之中),

 마침내 칼은 있으되 사람은 있지 않고((終至劍在人不在)

 사람은 죽어도 칼은 죽지 않는 경지에 이르렀다(人亡劍不亡之境). <끝>

 ※작가 사정으로 아쉽게도 연재를 중단합니다. 그동안 '패'를 아껴주신 애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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